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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증언 번복

나는 유시은을 무시한 채 그녀 뒤에 있는 배진수를 바라봤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예요?” ‘집안끼리 적대적인 상황에다 서로의 패를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마당에... 감히 재연 그룹을 방문해?’ 배진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재연 그룹에 일이 많잖아요. 진욱이는 몸도 좋지 않으니 내가 형으로서 도와주러 온 거죠. 너무 신경 쓰지 마요. 할아버지께서 허락하신 거니까. 못 믿겠으면 할아버지께 전화라도 해볼래요?” 나는 배성후가 배형서네 일가와 어떻게 합의했는지 모르지만 배진수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 유시은은 한 걸음 더 다가와 내 시선을 가로막았다. “강희주 씨, 지금 제가 강희주 씨한테 말하고 있잖아요.” “지금 어떤 자격으로 저한테 말을 하시는 건데요? 유 비서님?” 그녀의 인사 기록은 아직도 비서로 되어 있었고 그것도 초급 비서일 뿐이라 거의 아무런 실권이 없었다. 유일하게 가진 것이 그녀 배 속의 아이뿐이었다. 내가 유시은의 아랫배를 바라보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싸며 두 걸음 물러섰다. 정말로 아이가 있는 것 같았다. “흥, 난 진욱 씨의 전문 비서예요. 곧 승진할 거라고요. 앞으로 내 말이 곧 진욱 씨의 말이니 당연히 내 말을 들어야죠.” 그녀는 뭔가 이긴 듯한 표정으로 다시 가까이 다가와 우리 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태교가 중요하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난 회사에서 나와야 해요. 어쨌든 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진욱 씨의 유일한 후계자니까요. 재연 그룹 전체가 이 아이의 것이 될 거예요.” “꿈이 이루어지길 바랄게요.”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채영을 끌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애 하나 품고 있으면서 뭘 저렇게 거만하게 굴어?’ 3년이 길어 보이겠지만 배진욱이 몸조리만 잘하면 그는 1년에 30명의 아이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재연 그룹을 놓고 싸우는 사람이 넘쳐날 것이다. “강희주, 괜찮아?” 고채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자 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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