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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배진수

나는 한편으로 문서를 정리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배진욱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전화기가 꺼졌다. 나는 더욱 불안한 마음에 유아정에게 물었다. 배진욱이 집에 서류를 가지러 갔다는 유아정의 말에 나는 다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배진욱 집에 있어? 배진욱?” 집에 불은 켜져 있지 않았고 누군가 다녀간 흔적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거실에 있는 발자국을 보니 배진욱이 분명 집에 다녀간 것 같았다. 다급히 침실에 들어가 보니 배진욱은 이미 인사불성이 되어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가 아무리 흔들어도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 배진욱 손목의 맥박을 확인하니 뛰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 재연 그룹에 이렇게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어딘가 이상한데 이런 시기에 배진욱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재연 그룹 전체가 끝장나는 것이었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들어 경찰에 신고한 뒤 관리사무실에 연락했다. “배진욱 씨의 와이프예요. 남편이 아파트에서 누군가한테 맞고 쓰러진 것 같아요. 지금 아파트의 모든 CCTV를 봐야겠어요. 제 남편을 데려온 여자에게 큰 혐의가 있으니까 만약 뭔가를 은폐할 생각이라면 함께 감옥에 갈 준비하세요.” 나는 이렇게 처음으로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신분으로 협박했고 상대는 멈칫하더니 바로 내게 사과하면서 지금 당장 CCTV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사실 나는 배진욱이 왜 쓰러졌는지 몰랐지만 그의 몸에서 나는 희미한 향수 냄새가 유시은의 것과 비슷한 것 같았다. 이 향수는 이전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향수 중 하나였고 조금 전 유시은을 만났을 때 그녀에게서 이 냄새가 났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나는 급히 차에 올랐다. 의사가 검사한 결과 배진욱이 다량의 수면제를 먹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의사는 곤란한 표정으로 날 보며 말했다. “사모님. 회사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혹시 대표님께서 순간 안 좋은 생각을 하신 건 아닌지...” “그럴 리가 없어요. 이 사람은 그런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바로 의사의 말을 단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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