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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사람이 죽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배진욱은 곧바로 게스트룸으로 들어갔고 내가 말할 틈을 주지 않았다. 나도 배진욱이 이런 주제를 꺼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배진욱은 말하고 싶지 않은 문제가 생기면 먼저 혼사서 소화하고 나서야 해결 방법을 내게 알려주곤 했다. 나는 배진욱의 이런 냉정한 태도가 싫었지만 배진욱은 기껏해야 하룻밤 정도만 냉전을 벌일 뿐이었다. 나는 그를 무시하고 집에 돌아온 김에 짐을 조금 챙겨 호텔에 며칠 동안 장기 투숙할 생각이었다. 적어도 신현 그룹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싶었다. 그런데 다음 날 배진욱과 함께 회사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찾아왔다. “강희주 씨 안녕하세요. 박유정 씨 실종 사건 때문에 경찰서로 가서 조사에 협조 해주시죠.” 경찰은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깜짝 놀랐다. “박유정이 실종됐다고요?” 어제까지만 해도 박유정의 계정인 것 같은 계정이 계속해서 나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오늘 실종됐다는 걸까? 경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유정 씨 가족이 이미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박유정 씨는 48시간 동안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게 제 아내와 무슨 상관이죠? 제 아내는 48시간 동안 알리바이가 있습니다.” 배진욱은 나를 철저히 보호하며 경찰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배진욱을 바라보았다. “배진욱 씨 당신의 아내는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조사에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배진욱이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주위 동료들이 다가오자 나는 서둘러 그를 진정시켰다. “경철이 협조해 달라고 하잖아. 다녀올게. 넌 직원들한테 아무 일도 아니라고 다들 자기 자리로 가라고 해.” 배진욱이 나를 잡고 놓지 않는 걸 보고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같이 가자...” 배진욱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유아정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배 대표님 지금 처리하셔야 할 업무가 있습니다.” 유아정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었는데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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