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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본색을 드러내다

배진욱의 안색은 많이 안 좋았다. 마치 뭔가를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손을 뿌리친 뒤 손목을 문지르며 말했다. “왜 화를 내고 그래? 마정태 사건은 너도 알잖아. 신현 그룹 프로젝트를 미룰 순 없어. 지금 야근하지 않으면 네가 신현 그룹에 배상금을 대신 줘야 해.” 나는 배진욱이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일을 지체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만약 일에 문제가 생기면 배상금을 최소 몇십억은 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필요하지 않다면 어느 회사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 배진욱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럼 우리 회사에 가서 하면 되지. 그렇게 큰 사무실도 부족한 거야?” “사고 날까 봐 걱정돼서. 내 노력이 가치가 없어서 또 누군가가 망쳐버리면 어떻게 해?” 나는 배진욱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채영도 회사에서 힘들어질 수 있었다. “무슨 뜻이야? 마정태는 아미 잡혔잖아?” 이해하지 못한 듯한 배진욱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마정태는 희생양일 뿐이야. 마정태가 왜 죄를 뒤집어썼는지 아직 모르지만 분명 나를 원망한다는 이유로 이런 짓을 한 건 아닐 거야. 그날 밤 유시은이 네 명의를 이용해서 보안팀에 모든 영상을 지워달라고 하고 CCTV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달라고 했어. 그래서 누가 사무실에 들어갔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야. 하지만 마정태가 많이 취했었다는 건 확실해.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면 마정태가 아니라 소라도 쓰러졌을 거야. 그리고 전에 유시은이 사 온 설계도 모두 마정태의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난 유시은을 의심하고 있어.” 오늘 경찰서에서 이 말을 하려고 했지만 유시은이 방해했었다. 내 생각에 유시은이 아무리 멍청해도 경비원은 반드시 매수했을 것이다. 다만 배진욱이 여전히 사장이더라도 상대방이 그녀의 말을 꼭 듣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아는 배진욱은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아마 직접 조사할 것이다. 이건 결국 재연 그룹의 이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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