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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장 협박

진성운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안소연은 활짝 웃은 채로 경호원 이력서를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진성운이 눈앞에 나타나자 그제야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왜 돌아왔어요? 우리 오빠 도우러 간 거 아니었어요?” 안소연은 말투는 툴툴거려도 왠지 기뻐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늘 차갑던 진성운도 얼굴을 살짝 붉히더니 더듬거리며 우리를 지켜주겠다는 말을 전했다. 안소연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난 내가 없는 사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그러니 안소연이 매번 진성운을 입에 올릴 때마다 화들짝 놀라는 것이겠지. 두 사람이 따로 할 말이 있는 듯해 보여 난 핑계를 대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런데 캘리가 프로젝트 서류를 들고 회사로 찾아왔다. “로아 씨, 우리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캘리는 아무런 적대심이 없어 보였고 여우처럼 올라간 눈꼬리가 디오와 많이 닮아 있었다. 하지만 난 남매가 어떤 사이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디자인팀 직원이라 협력 사항은 마케팅 쪽 직원을 찾아주세요.” “보시다시피 지금 제가 아주 바빠서요. 그럼 죄송하지만 이만.” “디오랑 새 회사 차리고 많이 바쁘세요? 그런데 로아 씨, 정말 디오 믿어요?” 캘리는 전혀 화를 내지 않고 무덤덤하게 내 앞으로 걸어왔다. “난 정말 협력하고 싶어 찾아왔는데 들어나 보지 않을래요?” “아니면 로아 씨의 신분으로 불편하면 다른 신분으로는 어때요? 강희주 씨?” 내 이름을 입에 올리는 캘리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기가 싹 사라져 버렸다. 나 역시 차가운 얼굴을 유지한 채로 캘리의 속셈을 간 보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내 정체는 유선영이 알려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우린 마주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눈치챈 걸까? 경계심 가득한 날 보며 캘리는 한 걸음 더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마요. 태클 걸려고 온 게 아니니까. 내가 누구랑 협력하든 상관없어요. 난 그냥 로아 씨 능력, 그리고 그 뒤의 안 대표님만 믿는 거니까요.” “성공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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