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4장 참을 수 없어
나는 인상을 쓰며 디자인 설계도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제야 내가 더는 강희주가 아닌 로아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디자인할 때 나는 나의 프로젝트와 특허를 많이 인용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특허를 쓰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강희주는 이미 죽은 사람이다. 그러면 문제가 된다.
보통 다들 예전처럼 계속 특허를 사용하고 별도로 특허 비용을 지불한다.
근데 강유정이 왜 갑자기 협업을 중지한다는 거지?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내 예상 밖의 문제였다. 소송해서 특허 이용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해도 짧으면 일 년, 길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자연스레 안민혁을 바라봤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이 필요했다.
안민혁은 그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먼저 나가봐요. 제가 설명할게요.”
“안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로아 씨가 왔으니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린은 걱정되듯 몇 번이나 나를 뒤돌아보다 겨우 사무실을 나갔다.
그린이 나가자 안민혁은 컴퓨터를 열고 디자인 폴더를 열었다.
“그때는 네가 디자인한 거고 네 작업실도 디자인에 참여했으니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유정 씨도 특허에 관련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변호사 쪽에서 내용증명을 보냈어. 계속 네 특허를 사용하면 고소하겠다고. 골치 아프게 됐어.”
나는 내용증명과 디자인 서류에 체크한 특허 부분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왜 갑자기 이러는 거지? 유정 언니는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는 성격이 아닌데.”
안민혁은 전부터 나를 많이 도와줬고 이번 일에는 소씨 가문도 어느 정도 개입되어 있는데 강유정이 이렇게 단호하게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안민혁은 난감한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배진욱이 유정 씨를 건드렸어. 너도 알겠지만 유정 씨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어.”
나는 입을 열고 뭔가 더 묻고 싶었지만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소성진도 줄곧 나에게 안 좋은 소식보다는 기쁜 소식만 전했고 지금 안민혁이 얘기하는 것들은 일절 나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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