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경찰에 신고하다

고채영은 회사 내부 고발자를 확인한 후 회사 인맥을 활용해 사무실 CCTV를 확보했다. 디자인팀 문 앞에 CCTV 하나가 설치되었는데 고채영은 곧이어 프로젝트 자료에 오류가 발생하기 하루 전날, 김준형이 한밤중에 사무실에 들어와 컴퓨터를 조작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디자인팀의 많은 프로젝트는 공통된 계정으로 로그인해 수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채영도 처음에는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프로젝트 입찰 성공 후, 모두가 축하하는 사이 김준형은 사무실로 몰래 들어가 고채영의 컴퓨터에 외장 하드를 꽂았다. 그는 신분을 감추려 했지만 왼손에 있는 눈에 띄는 붉은 점이 그의 정체를 드러냈다. 고채영은 분노에 이를 갈며 말했다. “김준형 이 나쁜 새끼. 지난번에 사고 쳤을 때 내가 뒷수습까지 해줬는데 감히 나를 배신해?” 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다. “채영아, 지금 중요한 건 김준형이 너의 자료를 네 상사에게 넘겼다는 거야.” 이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김준형은 그저 심부름꾼이었다. 고채영의 회사 대표야말로 원흉이었다. 능력이 뛰어나면 다른 사람의 시기와 질투를 사는 법이다. 고채영의 능력이 너무 뛰어났기에 회사에 들어온 지 1년도 되지 않아 동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이번 입찰 현장에서도 보아낼 수 있었다. 디자인팀 전체가 모두 현장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능력은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는 위협이 될 수 있었다. 고채영이 속한 회사는 원래 가족 경영 기업이었으며 높은 연봉으로 그녀를 고용한 이유에도 다른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컸다. 고채영은 분노에 찬 채 주먹을 쥐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 돼, 희주야. 이 일, 절대 이대로 넘어갈 수 없어. 내 문제가 아니니까 나를 자른다고 해도 반드시 따져 물을 거야.” 그녀는 목이 쉰 채로도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생각에 동의했다. 디자이너가 열심히 디자인한 프로젝트를 그들은 공짜로 가져가려고 했다. 고채영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었다. 나는 고채영과 함께 회사로 돌아가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