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9장 결혼 발표는 안 돼
고채영은 안민혁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알레르기가 심하면 병원에 가는 게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흉터가 남을 수 있어요.”
그녀는 천천히 걸어와서 약을 책상 위에 놓았다.
마우스를 잡고 있던 내 손이 살짝 떨렸다.
대학교에 다닐 때도 고채영과 나는 몇 번 알레르기에 걸린 적이 있었다. 그때도 우리 둘은 이 약을 사용했었다. 그녀가 아직도 이 약을 챙기고 다닌다는 사실이 나는 살짝 놀라웠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고마워요.”
고채영은 나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죄송한데 물어보고 싶어서요. 혹시 프로젝트 디자인을 수정하는 중이신가요?”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안민혁도 그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대화 주제를 돌릴 뿐이었다.
“로아 씨는 회사 소속 디자이너기 아니세요. 궁금한 점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시죠, 채영 씨.”
고채영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요. 유선영 씨는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이 정도로 전문가일 줄 몰라서 놀란 것뿐이에요.”
“그냥... 유선영 씨 수정 방식이 희주랑 좀 비슷한 것 같아서요.”
그녀는 다시 한번 나를 쳐다보고 고개를 저었다.
“방해해서 죄송해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로아 씨, 약 바르는 거 잊지 마세요. 자기 전에 한 번만 바르면 돼요.”
그녀가 사무실에서 나가자 내 마음이 조금 아파졌다.
죽은 척한 것 덕분에 배진욱을 떠나게 되었지만 친구들과도 멀어지게 되었다.
안민혁은 내 기분이 우울한 걸 느꼈는지 조용히 위로의 말을 건넸다.
“걱정하지 마.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니까.”
“아니, 만나러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다들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거야.”
나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
겨우 새로운 삶을 찾은 친구들을 나는 더 이상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배진욱이 정말로 마음을 접은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
안민혁은 일어나서 나한테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오늘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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