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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장 무슨 일이야

한편, 안민혁은 나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는 듯싶었다. “큰일은 아니야. 그냥 밖에서 일 보다가 전화했어. 왜. 큰 일 아니면 너한테 전화도 못 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사생아가 큰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방금 안 좋은 표정의 안소연을 보고 나니 결국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혹시 인턴 관련해서 말하려고?” 안소연은 나를 보고도 바로 사무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응. 이미 출근했지?” 나는 누가 들을세라 손으로 핸드폰을 가리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소연이 혼자만 입사 안배한 거 맞아?” “소연이가 아니면?” 안민혁은 피식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내가 소연이 말고 누굴 또 입사시키겠어.” 그도 그럴 것이, 안민혁을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만약 정말로 사생아라면 안민혁 성격에 절대로 회사에 들여놓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지금 회사 인수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안민혁이 그렇게 일 처리를 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손효정의 태도를 떠올리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민혁 오빠. 오빠 여동생 소연이 한 명뿐인거 맞죠?” “응. 그건 왜?” 너무나 태평하게 돌아온 안민혁의 대답은 무언갈 숨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도 그제야 안심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소연이 한테 회사 일 시키려고 하니 조금 걱정되어서.” 짧은 수다를 뒤로하고 무슨 일 있으면 자기한테 연락하라는 안민혁의 당부를 끝으로 통화를 마쳤다. 통화를 끝마친 후에도 나는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점들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안민혁은 정말로 외근 중에 단지 잠깐 동안 수다를 떨려고 전화를 한인 것일까? 나는 미처 누르지 못한 발신 버튼을 보면서 머릿속 이상한 잡념들을 떨치려고 애썼다. 어쨌거나 손효정이 사생아만 아니면 되니 말이다.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안소연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나는 안소연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안소연은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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