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2장 쓰러지는 척하세요
배진욱에게 말하고 싶었다. 배진수가 어떻게 되든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고.
하지만 막상 입 밖으로 꺼내려던 말은 삼켰다. 말싸움은 가장 무의미한 일이니 말이다.
‘어차피 이번 한 번뿐이잖아. 앞으로는 이런 일로 엮일 일 없을 거야. 언론에서 구청까지 지켜보며 우리가 재혼하는지 확인할 리도 없고 배진욱도 이런 소식이 새나가게 두진 않을 테니까. 그리고 배진욱은 늘 강력한 수단만 쓰잖아?’
결국 모두 자리를 떠나고 남은 건 나와 그 유모차뿐이었다.
배진욱은 내가 마음이 약하다는 걸 알고 이런 식으로 날 압박해 아이와의 감정을 키우려는 거다.
나는 고개를 억지로 돌리며 그 아이를 보지 않으려 애썼다.
물론 아이에게 죄는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 아닌가?
정말 내 감정을 느껴서인지 잠시 후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는 아주 작았고 병원에서 봤던 다른 아이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순간 최지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그때가 떠올랐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조산으로 태어난 데다가 건강도 안 좋은 건가...’
심지어 아이는 지금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만약 이런 자신의 처지를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아이는 이런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울음이 그치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나는 다가가 달래기 시작했다.
“그만. 너도 너희 엄마처럼 속 좀 그만 썩여.”
“여기 우리 둘뿐인데 내가 너 때릴까 봐 겁도 안 나니?”
아이를 돌본 적이 없던 나는 유모차를 가볍게 흔드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런데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멈추고 오히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이의 연약하고도 귀여운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이 아이는 정말 배진욱을 빼닮아있었다.
‘어릴 적에는 배진욱도 이렇게 귀여웠겠지?’
하지만 사람은 영원히 작고 귀여운 상태로만 머무를 수는 없는 법이다.
핸드폰이 울리자 아이는 깜짝 놀라 입을 삐죽이며 다시 울려 했다.
나는 아이를 달래며 전화를 받았다.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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