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3장 최지연이 한 게 아니야
이번에 배진수가 이렇게 대놓고 나서는 건 처음이었다. 그의 비아냥거림은 너무나 노골적이어서 숨길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
‘예전에는 그래도 가끔씩 가면을 쓰곤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건가? 곁에 있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을 대체 무슨 의미지? 최지연의 짓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건가?’
지금 배진욱 곁에 있는 사람이라면 최지연밖에 없었다.
나는 곧 이혼할 예정인 아내이고 배성훈은 먼 사촌일 뿐이니 배진욱의 엄밀히 말하면 곁에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배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배성후는 몇 마디 더 주의를 주고 나서 이번 일은 끝까지 조사해야 한다며 조직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라고 당부한 후 회사를 떠났다.
그렇게 나도 사무실을 나가려던 찰나 배진욱이 나를 불러 세웠다.
“강희주, 잠깐 기다려. 할 말이 있어.”
이번 일이 중요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특별히 피하지 않았다.
“말해. 뭘 물어보고 싶은 건데?”
“네 생각엔 이게 최지연 짓이야?”
그의 눈빛에는 무언가를 탐색하는 기운이 느껴졌고 나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그런 것 같아.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어.”
“솔직히 이렇게 해서 최지연이 얻을 이득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모든 증거가 최지연을 가리키고 있어.”
배진욱이 배진수에게 자리를 빼앗긴다고 해서 최지연에게 이득이 될 건 없었다.
그럼 그녀의 아이 역시 재연 그룹을 물려받을 권리를 잃게 될 테니 그녀가 이렇게 멍청한 짓을 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최지연 말고는 다른 누가 이런 일을 벌였을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배진욱도 말없이 고민하는 듯했다. 사건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배진욱, 내가 디자인팀의 CCTV를 확인해 봐도 될까? 혹시 수상한 사람이 드나들었는지 말이야.”
“그리고 기술팀에 부탁해서 모두의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점검해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아.”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 비밀리에 조사하자.”
‘혹시 해커의 공격을 받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