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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장 반드시 자리를 잡을 거야

내가 말없이 있는 것을 보고 배성훈도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냥 조용히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가 입을 열었다. “희주 누나, 만약 아이가 유산된다면 두 사람은 그래도 이혼할 거예요?” 나는 약간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눈빛에 별다른 감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저 아주 단순한 질문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모든 사람들은 최지연이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내가 배진욱과 이혼하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아이가 유산된다면 당연히 이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틀렸다. 이혼은 이 아이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성훈 씨, 돌아가서 그 사람에게 말 좀 전해줘요. 변호사한테 이혼 서류 빨리 보내라고.” “최지연의 아이는 무사히 태어날 거예요. 빨리 이혼하는 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내가 말한 건 사실이었다. 방금 배진욱이 최지연에게 보인 태도를 봐도 그에게는 아직 어느 정도 감정이 남아 있었다. ‘유시은에게도 완전히 차갑게 대하지 못했는데 하물며 최지연이라고 다르겠어?’ “작은할아버지께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데 누나가 이혼하는 걸 허락할 리가 없어요.” 배성훈은 오히려 나보다 더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나도 프로젝트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외의 일들은 배성후에게 모두 부차적일 뿐이었다. 최지연의 아이가 살아남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배진수를 후계자로 생각할 것이고 배성후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배진욱과 이혼해서 회사 이미지에 손상을 입힌다면 배성후는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일단 이혼 합의서부터 준비해두고 그때 가서 사인하면 되죠.” “그건 불가능해요.” 배성훈은 내 생각을 단호하게 부정했다. “희주 누나, 누나가 가지고 있는 특허는 모두 회사 명의가 아니에요. 재연 그룹이 누나를 쉽게 보내줄 리가 없어요.” 이번에는 조금 더 확고한 태도였고 심지어 표정도 조금은 진지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 떠나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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