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장 아이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는데?

소성진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큰 교통사고가 난 듯 보였지만 배성훈의 차 성능이 좋아서 다행히 우리는 일시적으로 기절한 것일 뿐 큰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간신히 길렀던 내 짧은 머리가 또 한 번 삭발 되고 머리에 거즈까지 두른 상태라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소성진은 무표정하게 핸드폰을 꺼내더니 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곧장 어디론가 통화를 거는 듯하더니 강유정의 웃음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빨리, 더 가까이서 찍어줘요! 풀 HD로 빛나는 대머리 사진을 원한다고요!” “조금 이따 찍어줄게요.” 미안해하는 기색 전혀 없이 소성진은 바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나와 소유진은 그를 경멸스럽게 쳐다봤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게 배진욱을 바라봤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머리에 두 바늘 정도 꿰맸으니 머리카락 자라면 다 가려질 거예요.” “잠시 후에 경찰이 와서 진술서를 받을 겁니다. 배성훈 씨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아무래도 가서 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나는 정말 묻고 싶었다. 고작 두 바늘 꿰맨 거면 머리카락을 다 밀어야 했냐고. 그러나 소성진은 끝까지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배진욱이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소유진이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 “강희주, 진짜 큰일 날 뻔했어. 너 올해 삼재라도 낀 거 아니야?” 소성진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심각하게 바라보았다. “불안하면 차라리 절에 가서 기도라도 드리지 그래요? 아니면 불공이라도 드리던가.” “교수님은 과학을 믿는 의사 아니었나요? 어떻게 미신을 믿을 수 있죠?” 나는 그의 말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소성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모든 신을 존경하고 있어요.” “주말에 휴가 내고 유정 씨랑 오창시의 오래된 절에 가서 희주 씨한테 줄 평안 부적 하나 받아 올게요.” 나는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절에 가서 부적을 받아 온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소유진은 이런 소성진의 차가운 행동에 익숙한 듯 그를 무시하고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