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단발머리
다음날 배진욱의 비서인 유아정에게 카톡으로 휴가 낼 거라고 말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말했고 곧이어 알겠다는 답장을 받았다.
유아정은 배성후가 뽑은 사람이자 배진욱의 가장 유능한 조력자다. 그녀에게 얘기했다는 건 배진욱과 얘기한 거나 다름없다.
배진욱은 여전히 내가 트집 잡고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곧이어 그에게서 카톡이 왔는데 무단결근으로 간주하고 이번 달 보너스 전액을 차감할 거라고 협박했다.
대충 계산해 보니 금액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차감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고채영은 아침 일찍 집 근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미리 준비한 따뜻한 만두를 건네줬다.
“입맛 없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조금 먹어. 항암치료가 몸에 엄청 해롭다고 하더라.”
고채영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나는 열심히 만두를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고채영은 곧바로 운전하여 병원으로 향했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좀처럼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특히나 옆에 있는 민머리의 여자아이를 보니 저도 모르게 고채영의 손을 힘껏 잡았다.
고채영 역시 어린아이를 보며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이의 엄마는 우리의 눈빛을 알아차린 듯 허탈함을 드러내며 애써 웃었다.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면 머리가 거의 다 빠질 거예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옆에 있던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가발 쓰면 되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아요. 여기 병원 뒤에 있는 가발 가게에 엄청 예쁜 것도 많아요.”
아이는 7, 8살 정도로 보였는데 한창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 나이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니 가슴이 아팠다.
어쩌면 아직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몰라 열심히 가발 가게를 소개해 주는 것 같다.
고채영은 입을 삐죽였다.
“병원 근처에 가게를 오픈할 생각을 하다니 참 대단하네. 장사는 잘되겠지?”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끝나면 우리도 가서 구경할까?”
고채영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벙끗했으나 끝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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