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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장 마지막 한번

무슨 정신으로 그 병실을 떠난 건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난 휘청이는 몸으로 병실을 나섰다. 배성후는 매번 내가 배진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걸 강조했고 내가 목숨으로 갚길 바라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난 배성후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희주야, 괜찮아?” 소유진이 빠르게 걸어와 날 부축했고 소유진의 이마에 작은 땀방울이 보였다. 난 소유진의 앞머리를 살짝 쓸어주며 고개를 저었다. 소성진이 굳은 얼굴로 걸어오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병실로 돌아가요.” 두 사람이 함께 날 병실로 부축했고 소유진은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했으나 난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소성진이 날 톡톡 두드렸고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무슨 대화했어?” “유진이가 묻잖아요. 회장님이 무슨 말을 했는데요?” “최지연이 임신했대요. 그리고 배진욱 아이래요.” 난 무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리고 깜짝 놀란 소유진의 얼굴이 보였다. 소유진은 날 가리키고 병실도 한번 가리키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지금 저런 상태인데 그게 가능해?”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관계를 가져?” 소유진이 계속 말을 꺼내자 소성진이 아예 소유진의 입을 틀어막았다. 난 서서히 마음이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 이제 일렁이던 파동이 멎어갔다. 큰 슬픔 뒤에 찾아오는 비정상적인 평온은 이제 적응이 되었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날 살피던 소유진이 덥석 내 손을 잡았다. “불여우랑 쓰레기랑 궁합이 아주 딱 맞아. 두 사람이 천년만년 살도록 내버려둬.” 소성진은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배진욱 씨는 환각제 복용으로 그런 거야.” 소유진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김빠진 풍선처럼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조금만 더 신중하지. 뭐 인내심 박약 이런 거 아니야?” 난 억지로 미소를 지었고 소유진의 손을 잡았다. 이건 인내심과 별개의 일이었으나 한마디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내 아이는 죽었지만 그들의 아이는 무사했다. 왜 많은 드라마에서 내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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