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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그럴 리가 없다

배씨 저택을 나선 나는 곧장 병원으로 가 소성진을 만났다. 뱃속 아이는 시한폭탄과 다름이 없었다. 아까 연회장에서도 머리가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는데 아이를 낳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정말 기형아로 태어난다면 아이도 평생 고통에서 살아갈 것이다. 소성진은 며칠 전 내 검사지를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중절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몸이 너무 허약해 수술을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요.” “수술한다고 해도 수술 후 회복이 힘들 거예요. 이번이 벌써 두 번째 재발이잖아요.” 내 예상과 거의 비슷한 상황에 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하지만 중절 수술을 제외하고 다른 방법도 없었다. 소성진은 안경을 내려두고 조금 피곤한 듯 얼굴을 맨손으로 쓸었다. “강희주 씨, 한 주일 시간 줄 테니 제대로 몸 관리하세요. 힘들면 회사는 휴가 내시고요.”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쉬고 싶은 만큼 쉬세요. 강희주 씨가 무너지면 앞으로 아이는 없을 거예요. 이건 아이도 이해해 줄 거예요.” 그 말에 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눈 코 입도 생기지 않은 아이가 뭘 알겠어요.”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요.”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다시 표정을 고치고 말했다. “엄마가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했는데 그래도 상황이 안 좋아 그런 거니 다 용서할 겁니다.” 엄마라는 호칭이 귀에 감겼다. 비록 지금은 아주 작은 존재지만 나와 피를 나누고 있는 아이였다. 배진욱이 정신을 차린 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도 속상해할 것이다. 난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네, 그럼 다음 주로 예약 잡아주세요.” 소성진은 내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술은 나도 들어갈 겁니다.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하니까요.” “수술 직후 며칠 동안 입원하며 체크해봅시다.” “그리고... 배진욱 씨는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거죠? 차트를 보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럴 리가 없다고요?” 소성진이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내과에 오기 전 신경외과에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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