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장 안정을 되찾다

사무실로 돌아가자 배진욱은 비서를 시켜 제 문서를 디자인팀으로 가져왔고 최지연의 옆에 꼭 붙어 앉았다. “네가 싫다면 내가 오면 되지. 결과는 다 똑같아.” “간식 먹고 싶은 거 있어? 체리랑 딸기 주문했는데. 너 딸기스무디 좋아하지 않았어? 그것도 주문했어.” 아무 이유 없이 선물을 갖다 바치는 배진욱을 보며 직원들은 입을 딱 벌렸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을 말할 때는 다들 내 눈치를 살폈다. 모든 사람이 내 입맛을 잘 알고 있었으며 조윤지는 날 초딩 입맛이라고 놀리기도 했었다. 특히 암 재발 후 난 자주 팀 직원들에게 간식을 샀는데 대부분이 딸기 맛이었다. 직원들은 배진욱 뒤통수 거즈를 보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대표님 머리 크게 다친 거 아니야? 지금 말한 음식 모두 팀장님이 좋아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지금 소설에서나 봤던 그 시나리오 아니야?] [에이 설마. 그럼 전에 사인한 서류 같은 건 유효하긴 한 거야? 법적 책임 같은 건 지지 않겠지?] 직원들이 점차 어느 정도 진실을 짐작하며 불안에 떨었다. 재연 그룹 대표가 머리를 다쳤다는 소문이 돌면 회사도 큰 풍파를 입을 것이다. 배진욱이 디자인부로 오자 사람들이 계속 수군거렸다. 참다못한 조윤지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의 사생활에는 절대 불만이 없지만 사무실 안에서는 선 지켜주세요. 자꾸 이러시면 저희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꽃다발, 간식 이런 건 사무실 밖에서 선물하세요. 다들 수군대는 게 안 보이세요?” 조윤지가 물꼬를 틀자 다들 푸념했다. “그러니까. 대체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이러는 거야?” “회사 다니는 것도 죽을 맛인데 대표랑 대표 내연녀가 속닥거리는 꼴도 봐야 한다니.” “정말 무슨 생각인 건지 모르겠어. 최지연 씨 팀장 친구라고 하지 않았어?” 이러쿵저러쿵 말이 이어지자 배진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자기 잘못을 깨달은 것 같은데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 최지연이 참지 못하고 외쳤다. “대표님, 이만 돌아가 주세요!” 눈시울이 빨개진 최지연은 큰 모욕을 받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