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장 파란만장한 운명

최지연의 면접은 그야말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중간에 배진욱이 직접 나타나 그녀의 실력을 칭찬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은 확실히 눈에 띄었다. 그의 말투와 태도에서는 최지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가 느껴졌고, 다른 면접관들도 자연스레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배진욱은 나를 향해 자신만만하게 냉소를 지었고, 최지연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씁쓸하던지... 마치 내가 그들과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인 듯 느껴졌다.고채영은 최지연이 면접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최지연, 진짜 너구나! 졸업 후 어디 갔었어? 완전 연락이 안 되던데!” 같은 기숙사에서 지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니 분위기는 금세 따뜻해졌다. 나도 오랜만에 진심으로 웃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최지연은 면접에 합격한 기념으로 우리 둘을 저녁에 초대했다. 기꺼이 따라나섰지만, 식당에 도착하고 나서 나는 잠시 망설였다. “지연아, 이 식당 좀 비싸지 않아? 가성비도 별로고...” “그래? 난 괜찮던데. 해외에 있을 때는 주로 이런 레벨의 식당에 다녀서 익숙해졌어.” 최지연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나는 고채영과 눈을 마주쳤지만,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고 그저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최지연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이 났다. 그녀는 더 이상 대학 시절의 소박한 친구가 아니었다. 몸짓 하나하나, 말투까지도 이제는 성숙한 여성의 모습을 풍기고 있었다. 배진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최지연은 미안한 듯 나를 보며 말했다. “희주야, 나도 진욱이가 깨어날 줄은 몰랐어. 날 여자 친구로 착각한 건 그냥 일종의 ‘각인 효과’ 같은 거로 생각해. 갓 태어난 병아리가 처음 본 사람을 엄마로 착각하듯이 말이야.” 고채영은 웃으며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하하! 그러니까 배진욱이 너를 엄마로 착각한 거라고?” 고채영은 한 모금에 술을 들이켰다. “근데 배진욱도 참... 희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으면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