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장 독한 유전자
떠나기 전, 나는 아저씨를 위해 간단한 장례식을 치렀다. 그의 삶은 참으로 고단했다.
어쩌면 아저씨는 일찌감치 강산과 함께 죽을 결심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날 옥상에서 아저씨가 ‘이 일은 내 방식으로 해결할 거야'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 모든 것은 자기 딸을 지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오연희는 하룻밤 사이에 성숙해진 듯했다. 더 이상 어린아이처럼 철부지 같지 않았고, 성숙하고 차분해졌지만 그 모습이 낯설었다.
“연희야, 나랑 같이 갈래? 아저씨에게 너를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어.”
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진심으로 그녀가 나와 함께 가기를 바랐다. 우리 둘은 이제 더 이상 가족이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언니, 언니도 힘들잖아. 나는 여기 오창시에서 계속 학교에 다니고, 대학에 갈 거야. 유정 언니가 도와줄 거야.”
옆에 있던 강유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희주야, 배씨 가문 사람들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배진욱도 지금 혼수상태인데, 네가 먼저 네 몸을 챙기는 게 우선이야. 난 네 사촌 언니잖아. 무슨 일이 있으면 혼자 짊어지지 말고 연락해. 특히 건강은 꼭 챙겨야 해. 알겠지?”
그녀는 나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배진욱이 의식을 잃은 지금, 배씨 가문의 사람들이 나를 자리에서 밀어내려 할 것이 분명했다.
할아버지는 이미 나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돌아가면 또 한 차례 어려운 싸움이 시작될 게 분명했다.
연희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 나는 더 이상 그녀를 데려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가 여기서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랐다.
그들은 나를 공항까지 배웅해 주었고, 나중에 찾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큰어머니 노수영의 비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 자매간의 정이 깊구나. 듣자 하니 네 사촌 언니는 친아버지도 배신했다며? 네 큰아버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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