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장 물귀신 작전

“유시은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서 제 아내를 데려가야만 합니까?” 배진욱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마희연과 논쟁을 벌이려 했지만 나는 그를 막았다. 신고가 들어온 상황에서 경찰은 당연히 조사를 해야 한다. 더군다나 이 사건은 생명과 관련된 중대한 일이니 말이다. “변호사를 선임해.” 나는 배진욱을 바라보며 말한 뒤 고채영에게도 지시했다. “디자인팀 회의는 네가 진행해. 경찰관님, 가시죠.”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마희연이 회사에 올 리도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마희연이 나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나는 경찰관들 뒤를 따라가며 나의 무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러나 회사 문을 나서자마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사모님, 정말 일부러 내연녀의 아이를 유산시킨 건가요?” “혹시 상대방이 아이를 내세워 재산을 차지할까 봐 먼저 손을 쓴 건가요? “살인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걸 아셨나요?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두 경찰이 앞을 막아섰지만 열몇 명이나 되는 기자들의 물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누군가 내 가발을 붙잡아 확 잡아당겼고, 그 순간 나는 다시 대머리의 모습이 되고 말았다. 마희연은 재빨리 나를 보호하며 차에 태워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내 가발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었다. 나는 대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이제는 이 모습에 익숙해졌음을 느꼈다. “강희주 씨, 상황에 대해서는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희연은 내게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가발은 친구한테 부탁할까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 정도쯤은 이제 겁나지 않았다. 요즘 관리를 잘한 덕에 대머리도 하나의 유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사건 영상도 확인했다. 마희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10미터나 떨어진 거리인데 어떻게 사람을 밀치겠어요? 강희주 씨를 마법사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옆에 있던 나이 든 경찰이 심하게 기침했다. 마희연은 공무원 신분으로서 이런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