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최고의 보답
재발한 암에 대한 수술이었고 최소 절개술도 아니었기에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붉게 물든 흉터는 확실히 보기에 충격적이었다.
사실 내가 보여준 것은 상처의 일부일 뿐이었다. 아래쪽의 상처를 보았다면 그들은 더 놀랐을 것이다.
배진욱이 유시은의 옆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을지도 몰랐다.
나는 영상 속 여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몸매는 나와 7, 80% 비슷했지만 빈틈이 있었다.
영상 속의 여자는 얼굴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아 가슴 부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영상 속 여자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김현영이 빠르게 다가와 내 셔츠의 단추를 잠그며 배진욱을 쏘아보았다.
“자기 아내를 믿지도 않고 남의 말을 믿는 거야? 네가 제일 먼저 나서서 희주의 결백을 증명했어야지. 네가 미리 말했으면 희주가 이렇게 큰 모욕을 당할 필요도 없었잖아!”
모두의 시선이 배진욱에게로 향했다.
그는 머뭇거리며 네 글자만 내뱉었다.
“몰랐어요.”
“몰랐다고?”
김현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희주가 이런 큰 수술을 받았는데 몰랐다고? 수술에 가족 동의서가 필요하지 않니?”
누구나 알다시피, 나는 가족이 없다. 유일한 가족은 배진욱뿐이었다.
배진욱은 나를 바라보며 입을 달싹이다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강희주, 언제 수술한 거야?”
“네가 유시은과 공식적으로 교제 사실을 발표한 날.”
나는 무표정하게 그의 외투를 한쪽으로 던지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가 유시은과 함께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를 하면서 유시은이 인스타에 너희 관계를 밝혔을 때 의사가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네가 미리 말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잖아!”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내 앞에 다가와 억울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나를 탓할 수 있다는 게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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