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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김소정은 재빨리 넥타이를 베개 밑에 숨겼다. “또 무슨 더러운 걸 숨기고 있는 거야?” 정지헌은 들어오자마자 듣기 싫은 소리를 내뱉었다. 그 말을 들으니 김소정도 비위를 맞추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안 그래도 싸운 데가가 정지헌이 이런 태도를 보이니 정말 아부하려는 의지가 조금도 생기지 않았다. 김소정은 침대에 누워 등을 돌린 채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큰 침대에 비해 김소정은 매일 침대 가장자리에서 잠을 잤다. 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침대 중앙으로 굴러간 자신을 발견하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자면서 정지헌에게 닿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으나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극혐하는 그의 반응을 봤을 때 설령 몸이 닿았다 한들 곧바로 발차기를 날려버릴 게 뻔하다. 그가 욕실에 들어가고서야 김소정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같은 공간에 정지헌과 함께 있는 게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했다. 김소정은 그를 원망하고 정지헌은 그녀를 미워한다. 싸우려고 해도 김소정은 차마 그럴 배짱이 없었다. 을인 건 변함없는 입장이기에 꼬리를 늦추고 비위를 맞춰야 하지만 그러기가 싫었다. 정지헌이 욕실에서 나오자 뜨거운 열기가 훅 풍겨왔다. 열기에 비해 그의 표정은 여전히 얼음장같이 차가웠고 김소정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담뱃갑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붙였다. 이건 그가 잠들기 전에 꼭 필요한 루틴 같은 것이다. 김소정은 아이와 이혼 관련하여 진지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게...” 그녀는 이불을 껴안고 일어나 앉았다. 가느다란 손가락은 이불을 꽉 감쌌고 목소리는 점점 더 기어들어 갔다. “실은 처음부터 지헌 씨가 이 아이를 받아줄 거라고 기대한 적이 없어요. 어차피 우린 할머니의 일방적인 바람으로 결혼했잖아요. 지헌 씨가 날 미워하는 만큼 나도 이 결혼에 미련이 없어요.” 정지헌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담배를 힘껏 들이마시며 그녀를 바라봤다. 침울하고 어두운 그의 표정이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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