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샤워라도 하지 않으면 정지헌은 김소정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았다. 샤워를 마친 정지헌이 문을 열고 나오자 김소정이 한눈에 봐도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정지헌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정지헌이 역겹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드디어 미친 거야?”
김소정이 아부라도 떨려는 듯 정지헌에게 물을 한 잔 따라줬다. 억지로 밀고 나가는 방법이 실패했다면 자세를 숙이고 부드러운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정지헌은 그런 김소정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침대 머리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김소정이 얼른 그쪽으로 따라가 아부가 잔뜩 담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목마르죠? 물 좀 마셔요.”
“싫어.”
정지헌이 콧방귀를 끼더니 가식적으로 웃는 김소정을 힐끔 쳐다봤다. 김소정은 그녀와 달랐다. 그녀는 적어도 이렇게 가식적으로 웃지는 않았다.
김소정은 민망함을 감추며 잔을 침대 옆 테이블에 내려놓고 정지헌 옆에 앉았는데 정지헌의 음침한 눈빛이 느껴져 입술을 앙다문 채 자발적으로 다른 편 침대에 앉았다.
그렇게 3미터쯤 떨어져 앉은 두 사람은 대화하기도 애매했다. 김소정은 무릎을 앉고 앉아 정지헌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며 애써 보기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배고프지 않아요? 뭐 좀 만들어줄까요?”
“그래.”
정지헌이 바로 대답할 줄은 몰랐는지 김소정이 살짝 놀랐다. 정지헌은 그런 김소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안 가고 뭐 해? 설마 입만 놀리려고 한 거야?”
“아, 아니에요. 지금 가요. 가면 되잖아요.”
김소정이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는데 정지헌의 언짢은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화장 지워. 못생겨가지고.”
김소정이 멈칫했다.
‘못생겼다고? 오늘 분명 다들 예쁘다고 했는데? 역시 이 남자는 보는 눈이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니까.’
김소정이 화장을 지우고는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주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다락방에도 주방은 있었지만 자주 요리를 하지 않는지 냉장고에 쓸 수 있는 식자재가 적어 간단하게 계란을 넣고 국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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