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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장

그녀는 죽기로 결심했다! 강수지가 앞서고 이변섭이 그녀의 뒤를 쫓았다. 그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곧바로 그녀와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거기 서. 강수지!" 이변섭이 소리 지르자 그의 목소리가 하늘을 맴돌아 멀리 울렸다. "망할 것들! 당장 잡아! 잡아!" 엄청난 공포가 그를 휩쓸자 그의 목소리는 사정없이 떨렸다. 한편 강수지는 치마를 든 채 필사적으로 뛰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경비원을 스쳐 지나가더니 곧장 호수로 달렸다. "강수지!" 이변섭은 조금만 있으면 그녀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강수지는 쏜살같이 뛰어가더니 가뿐하게 울타리 위로 올라가 주저없이 뛰어내렸다. 이변섭이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찌지직 하는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강수지의 치맛자락밖에 잡지 못했고 남은 건 그녀의 찢어진 치마 천뿐이었다.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 물이 튀었다. 강수지는 물에 빠진 인어공주 같았다. 아름답지만 아주 비참했다. 달빛이 호수를 비추자 은갈치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호수는 한동안 솟구쳤다가 곧 다시 잠잠해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한편 이변섭은 멍하니 호수를 바라보았다... 강수지는 정말 그가 보는 앞에서 그대로 뛰어내렸다. 뒤돌아보거나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뛰어내렸다. 그녀는 얼마나 절망했던 걸까? 이변섭은 생각에 잠겼다. 그가 정말 이토록 벼랑 끝까지 그녀를 민 것일까? 그녀는 그의 곁에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아니, 아니야.' "강수지, 넌 죽고 싶어도 내 동의를 받아야만 죽을 수 있어!" 이변섭은 순간 생각이 끝난 듯 곧바로 그녀를 따라 뛰어내렸다. "대표님!" "빨리! 당장 사람을 구해" "구급차를 불러!" 집사는 여태껏 이렇게 놀라운 광경은 처음이다. 대표님은 자신의 안전을 무시하고 사모님을 구하기 위해 호수에 뛰어들었다. '대표님은 아내가 원수의 딸이라고 생각할 텐데...' 게다가 경호원과 도우미가 이토록 많은데 그녀를 구할 사람이 가득하기에 그가 직접 뛰어들 필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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