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온서우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지예슬도 그렇고 장희영도 그렇고 하나같이 그녀에게 얼른 결혼하라고 부추기니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이런 얘기를 듣기 싫었던 온서우는 주방에 가서 일 돕는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
온서우가 주방으로 가자 지예슬도 얼른 따라나섰다. 마치 자신의 일자리를 뺏길까 봐 서두르는 모양새였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진미숙은 한숨을 내쉬더니 장희영에게 말했다.
“사실 서우는 아직 열여덟밖에 안 됐는데 굳이 결혼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얘가 시골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눈독을 들여서 결혼을 강요하는 바람에 서우 엄마가 결국 상철 씨한테 부탁해서 우리 집에 오게 된 거야. 서우도 일찍 일해서 독립하고 싶다고 하니까 아이 뜻을 존중해 주는 게 맞겠지.”
온서우가 정씨 가문에 오게 된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장희영은 궁금한 듯 입을 가리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누가 결혼을 강요했대? 혹시 무슨 양아치 같은 사람한테 걸렸어?”
진미숙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자세히는 몰라. 아무튼 서우 엄마가 상철 씨 오랜 전우에게 부탁했다나 봐.”
장희영은 한숨을 내쉬며 감탄했다.
“미숙이 너도 참 대단해. 그쪽 엄마가 부탁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양녀로 들이다니. 그 집에서 혹시 너희 집 조건 보고 일부러 딸을 보내려고 한 거 아니야? 아니면 너희 집안 덕을 좀 보려는 걸 수도 있지. 그걸 어떻게 무턱대고 믿을 수 있어.”
진미숙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온서우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서우는 외모만 봐도 아무 집에나 시집 보낼 수 있는 애가 아니잖아. 가문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혼해도 보호받기 힘들 거야. 권력 있고 조건 좋은 남자한테 시집가야 그나마 마음이 놓이겠지. 솔직히 나라도 내 딸이 그런 상황이라면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참 순진하긴.’
장희영은 혀를 차며 진미숙을 바라보았다.
“미숙아, 사람을 너무 좋게만 보지 마. 넌 서우를 양녀로 삼았겠지만 상대는 널 호구로 생각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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