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상황이 뒤로 치닿으며 하도연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있었다. 하도연은 다시 생각해 보고서야 확신한 듯 말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사실 저도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방금 떠올랐는데 저희 고모가 김영훈의 친척이 자율방범대에서 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방금 그 뚱뚱한 아줌마가 바로 그 사람인 것 같아요.”
온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한 점을 물었다.
“그럼 왜 이번 기회에 그냥 그 사람을 파출소에 보내지 않았어요? 오늘 이렇게 놔주면 나중에 돌아와서 보복할 수도 있을 텐데요.”
온서우는 잡초는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김영훈이 분명히 성추행을 했으니 더욱 그랬다.
하도연도 김영훈을 10년, 20년 오랫동안 감방에서 썩게 하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휴, 그 사람 엄마가 우리 고모 직장 상사예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그 집 친척들이 여기저기 퍼져 있어서 만약 파출소에 보냈다면 우리 집에 보복했을 거예요. 저는 군악대에 있어서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집안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돼서요.”
그제야 온서우는 상황을 이해했다. 그렇다면 정말 함부로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쓰레기 같은 남자는 감방에 들어가겠지만 결국 하도연의 가족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될 터였다.
셋은 영화관을 나섰다. 그 짧은 거리 동안 온서우와 하도연은 서로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눴다. 물론 정서준이 옆에 있어서 온서우는 자신의 이름을 그저 서우라고만 소개했다.
하도연은 앞에서 1미터 정도 떨어져 걷는 정서준을 힐끗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분 남자 친구죠? 두 분 정말 잘 어울려요. 마치 영화 포스터 속 남녀 주인공 같아요.”
온서우는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앞에서 걷고 있는 정서준을 바라보았다. 깊고 날카로운 눈매에 뚜렷한 이목구비, 군복에 빼곡한 훈장들, 단정하게 각 잡힌 옷자락, 넓은 어깨와 긴 다리까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게다가 군인다운 강렬한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원작에서의 사건들만 없었어도 분명 마음이 끌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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