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온서우는 정서준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했다.
“진짜 대답을 듣고 싶어요 아니면 그냥 형식적인 대답을 원해요?”
정서준이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당연히 진짜 대답이지.”
온서우는 눈을 깜빡이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옷 사는 거 싫어하는 여자는 없어요. 다만... 가난하지 않다면요.”
정서준의 차가운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녀가 식당에서 자신을 소개하며 시골에서 상경해 친척 집에 얹혀살고 아직 일자리도 없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의 마음이 미묘하게 흔들리며 찌릿한 감정이 스쳤다.
“가자. 소정 씨 옷 다 갈아입었을 거야.”
온서우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서서 아까 있던 진열대로 향했다.
정서준도 발걸음을 옮겨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섰다.
그 시각 김소정은 빨간 원피스를 입고 치맛자락을 손으로 살짝 들어 올린 채 우아하게 걸어 나오며 말했다.
“서준 씨가 보기에도 예뻐...”
그러나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정서준은 물론이고 온서우도 곁에 없다는 걸 알았다. 대신 손민재만 의자에 앉아 턱을 괴고 졸린 표정으로 있었다.
김소정은 얼굴이 굳어진 채 주위를 둘러보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온서우와 정서준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남자는 잘생기고 여자는 아름다워 더욱 눈꼴시렷다.
게다가 냉정하고 강직한 정서준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온서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온서우가 어느 쪽에 눈길을 주면 정서준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 방향을 따라갔다. 그 모습을 본 김소정은 기분이 상해 손에 들린 치맛자락을 힘껏 그러쥐었다.
온서우가 가까이 다가오자 김소정은 먼저 정서준을 향해 웃어 보이며 치마를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자랑스럽게 물었다.
“서준 씨, 저 이 옷 입으니까 어때요? 예쁘죠?”
정서준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힐긋 보고는 잠시 침묵한 뒤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잘 모르겠네요.”
그 대답에 김소정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기분이 상한 그녀는 이번에는 손민재 쪽으로 돌아서며 물었다.
“민재 씨가 보기에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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