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정서준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서야 온서우는 자기 행동이 다소 지나쳤음을 깨달았다.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행동은 70년대뿐 아니라 현대에서도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남녀 간의 묘한 분위기를 자아낼 법한 행동이었다.
‘설마 정서준이 나를 가벼운 사람으로 여기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생각해 보니 가볍게 보이든 말든 딱히 상관없었다. 원작 스토리대로라면 정서준과는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관계였고 그의 시선에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온서우는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손을 닦고 자리로 돌아가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
그녀는 그릇에 담긴 게살을 다 먹고 다른 음식도 조금씩 맛보았다. 밥을 두어 입 먹고는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온서우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김소정도 덩달아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늘따라 그녀도 식욕이 별로 없었다.
이제 식탁에선 정서준과 손민재만이 식사를 이어갔다. 두 사람 모두 빠르게 먹었지만 허겁지겁 먹는 모습은 아니었다. 평소에도 부족함 없이 잘 먹고 다니는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다 먹어 치웠다. 오직 새우만 반 그릇 정도가 남아 있었다.
온서우는 신경 쓰지 않고 도시락을 닫아 가방에 넣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계산을 하러 갔다. 그러나 계산대에서 기다리던 직원은 온서우를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미 남자 친구분이 계산하셨어요.”
그러면서 손민재 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
온서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저번에는 정서준이 계산했고 이번에는 손민재가 대신 내줬다니? 이렇게 가다가는 언제쯤 그녀를 구해준 빚을 다 갚을 수 있을까?
“아니에요. 그분 제 남자 친구 아닙니다.”
온서우는 고개를 들고 직원에게 설명하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식당 입구 쪽으로 걸어가 정서준 일행과 합류했다.
다가가니 그들 사이에서 어디로 갈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실 김소정이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중이었다.
“서준 씨, 저 이번에 짐을 제대로 못 챙겨 와서요. 제일 상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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