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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엄혜정은 우산 아래의 그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서 뒷걸음을 치다가 등이 뒤에 있던 나무에 부딪혔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육……육 선생님 안녕하세요.” 엄혜정의 눈빛이 흔들렸다. 육성현은 그녀의 뒤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비 오는 날에 나무 아래에 서 있으면 안 된다는 거 몰라요?” 엄혜정은 그의 점잖은 웃음이 김하준의 나쁜 남자 같은 웃음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번개가 치는 것을 못 봤어요. 그냥 비 맞기 싫어서 여기에 왔어요.” "타세요, 바래다 드릴게요." 엄혜정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마음만 받을게요, 전 지하철로 가면 돼요.” “지하철역이 좀 먼데, 아니면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드릴까요?" 육성현은 호의를 베푸는 듯이 말했다. “아……아니에요. 전 이만 가볼게요!” 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육성현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빗속으로 달려들어 갔다. 육성현은 우산을 쓰고 거기에 서 있었다. 육정침은우산 위에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호박색 눈동자는 먼 곳에서 머리에 가방을 이고 점점 사라져가는 엄혜정을 바라보았다. 엄혜정은 지하철역에 뛰여들었을 때 몸에 입고 있던 옷은 거의 다 젖어버렸다. 그녀는 옷을 잡아당기고 가방에 있던 휴지를 꺼내 머리를 닦았는데 아무리 닦아도 모습은 여전히 낭패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육성현의 차에 올라탈 수 없었다. 같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런 얼굴을 보면 아주 당황스럽고 무서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비에 젖지 않도록 엄혜정은 지하철역에서 우산을 빌리고 떠났다. 이튿날 엄혜정은 회사에 간 후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래도 원유희에게 연락하는 것을 선택했다. “사장님, 육성현님께서 왔다 가셨어요.” “아, 저희 아버지 보러 갔겠네요. 회사에도 갔어요?” “네, 어제 오후에 왔어요. 사장님이 안 계시는 거 보고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갔어요.” “엄 비서, 낮에 짬을 낼 때 병원에 가서 우리 부모님을 한번 봐주면 안 될까요? 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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