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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드래곤 그룹의 최고층, 김신걸의 사무실. 사무실로 들어온 고건이 휴대폰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명화 도련님 포르쉐 조수석에서 발견한 겁니다.” 휴대폰을 훑어보던 김신걸의 눈동자가 번뜩였지만 미리 예상했다는 듯 별로 놀라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다른 휴대폰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건 어떻게 예상하셨습니까?” 김신걸의 표정을 살피던 고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휴대폰은 현대인들에겐 거의 필수품이야. 그런데 만날 때마다 집에 두고 왔다라……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았다는 걸 들킨 거겠지.” 김신걸의 매서운 눈빛은 모든 걸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날카로웠다. ‘원유희, 생각보다 똑똑하잖아?” 고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챈 듯 김신걸이 말을 이어갔다. “원유희, 생각보다 영악한 여자니까 방심하지 마.” “그럼…… 어전원에 다시 들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고건의 질문에 잠깐 침묵하던 김신걸이 말했다. “고 비서, 사냥의 재미는 도망치는 사냥감을 잡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거야. 우리에 가둬둔 동물은 너무 시시하잖아? 퍼펙트 성형외과…… 인수하고 아직 안 가봤지?” “네.” “오늘 한번 가봐야겠어.” 자리에서 일어선 김신걸이 재킷을 챙겼다. “네.” 잠시 후, 오너가 곧 방문한다는 소식에 퍼펙트 성형외과가 발칵 뒤집혔다. 허둥지둥 움직이는 직원들 사이에서 원유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왜 멍하니 있어요? 얼른 가요!” 장인영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문쪽으로 향했다. 잠시 후, 퍼펙트 성형외과의 모든 직원들이 문 양쪽에 자리를 잡고 공손한 태도로 김신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김신걸이 온다는 소식만으로도 왠지 공기가 무거워진 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단순한 방문인 걸까?’ 밀려드는 불안감에 원유희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드래곤 그룹의 방대한 규모 중 퍼펙트 성형외과는 그저 티끌과도 같은 존재. 그런데 직접 방문이라니…… 어불성설이었다. 잠시 후, 도로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모든 이들의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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