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8화
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재무부의 사람들까지 원유희가 애를 낳았다는 소식을 알았기에 김풍 그룹의 사람들은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원유희가 김풍 그룹에 입사한 것은 김명화랑 관계가 없고 다 김신걸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회의는 거의 두 시간 후에 끝났다.
김덕배는 회의실 문으로 걸어가는 김신걸을 보며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원유희랑 물었다.
“원유희, 그저께 저녁 우리 명화의 아파트에 있었지?”
원유희는 반 박자 늦게 눈치를 챘고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다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떠나려는 김신걸을 포함해 모두 걸음을 멈추었다. 김신걸은 비록 뒤돌아보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분위기가 확연히 보였다.
원유희는 김명화를 차갑게 바라보며 당황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이사님께서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전 그날에 제집에 있었어요.”
“숨기긴, 내가 테이블에 저녁 식사랑 와인 잔이 있는 거 봤는데 명화가 남자랑 마셨대. 그게 말이 돼? 그래서 내가 일부러 나가서 아파트 밑에서 기다렸는데 네가 아파트에서 나오더라고.”
김덕배는 확신이 찬 말투로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원유희의 표정은 한순간에 변했고 무의식적으로 김신걸 쪽을 바라봤다.
설명하려던 찰나 김신걸은 문밖으로 나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원유희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고 다른 임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발대발하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뭐 꼭 따지고 싶으면 CCTV이라도 확인해줄까?”
“그만 해요.”
김명화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김덕배는 물러서지 않았고 점점 더 터무니없는 말을 꺼냈다.
“명화야, 둘이 사귀면 그냥 사귄다고 얘기해. 숨길 필요 없어. 아빠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니야.”
다른 임원들은 더 이상 들을 담이 없었고 급하게 나갔다.
고선덕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원유희를 보며 말했다.
“안 가?”
정신을 차린 원유희는 넋을 잃은 채 고선덕을 따라 회의실을 떠나 부서로 갔다.
“휴가 줘?”
고선덕이 물었다.
원유희는 시선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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