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그를 건드린 어떤 사람도 가만둘 그가 아니었다.
원유희는 부들부들 떨며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돌아가면 벌을 받을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였다.
지금 그녀의 엄마와 아이들이 공항에서 그녀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여채아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을 거느리고 공항에서 음식을 먹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세쌍둥이는 조그마한 입속에 음식을 볼이 미어지도록 넣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외할머니, 엄마는 언제 와요?”
조한이 물었다.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상우가 말했다.
“외할머니, 엄마가 안 오는 거 아니에요?”
유담이 걱정스레 물었다.
“아니야, 엄마 곧 오실 거니까 우리 조금만 더 기다리자.”
여채아는 마음대로 원유희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원유희가 전화를 기다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4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이미 두 시간이 다 돼간다.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롤스로이스가 어전원에서 멈추자 원유희는 어둠 속에서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그림자를 보며 불안감에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김신걸이 몸을 돌리더니 음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도와줘?”
“아…… 나 혼자 내릴 수 있어…….”
원유희는 황급히 차에서 내리다가 발을 삐끗하는 바람에 넘어질 뻔했다.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요염하게 차려입은 손예인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신걸 오빠, 왔어? 한참이나 기다…….”
뒤에 있는 원유희를 본 그녀는 말을 삼켰고 눈빛에 적의로 변했다.
손예인을 본 원유희는 이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김신걸이 자신을 향한 벌을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익숙한듯한 손예인의 모습을 보니 처음 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럴지도 몰랐다. 그녀는 지금 김씨 가문의 며느리 신분이니 자연스럽게 이런 장소에 드나들 수 있었다.
“누가 오라고 했어?”
김신걸은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손예인은 곧 나긋나긋한 태도를 보였다.
“신걸 오빠. 방금 남월만을 지나다가 오빠 생각이 나서 와봤어. 오빠가 없길래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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