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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상황을 본 배서희는 급히 앞으로 다가갔다. “저기요. 정말 죄송한데 제가 친구를 대신해서 병원에 모셔다드리면 안 될까요?” 바텐더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방금 그 남자의 신분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설주한이 다가와 배서희의 얼굴을 힐끗 보더니 시큰둥하게 입을 열었다. “배서희 씨, 가보셔도 됩니다. 뒷일은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배서희는 어리둥절했다. ‘나를 아는 건가?’ ... 성시후는 강리나를 끌고 마이바흐로 다가가 차 문을 열더니 안으로 내던졌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머리 위로 올려 차에 눌렀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린 채 화가 난 눈으로 노려보며 물었다. “감히 밖에서 남자랑 놀아? 죽고 싶어?” 강리나는 그가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알지 못했다. 방금 바텐더가 좋은 뜻으로 그녀를 부축했을 뿐인데 말이다. “진정하세요.” 그녀는 손목을 빼려 시도했다. 술 냄새로 가득한 숨결이 얼굴에 닿아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다. 성시후는 그녀의 손목을 더 꽉 잡고 입가에 악랄한 웃음을 띠었다. “진정하라고? 너 정말 힘들면 나한테 전화해도 돼.” 무언가가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 같아 강리나의 평온한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고집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쳐들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성시 후 씨, 당신 무슨 근거로 날 이렇게 모욕하는 거죠?” 2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그런 눈빛으로 그를 본 적이 없다. 성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가슴에서 개미가 물어뜯는 듯한 느낌에 그는 입을 움찔하더니 물었다. “왜, 내 말이 틀렸어?” “시후 씨 말 맞아요. 난 남자를 꾀었고 그냥 죽고 싶고 목마르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당신처럼 얼마나 많은 여자랑 잤는지도 모르는 남자는 거리에 널린 쓰레기보다 더 역겨워요. 지금 내 손을 잡은 것도 난 더럽게 느껴진다고요!” “강! 리! 나!” 성시후의 목소리는 마치 목구멍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온 것 같았는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그녀를 노려보는 두 눈은 당장이라도 불을 뿜을 것 같았다. “당신을 좋아했어요.” 강리나의 흔들리는 눈빛이 그의 눈에 비쳤다. 기다란 속눈썹이 그 예쁜 눈을 더욱 생기 있게 했지만 그 눈엔 엷은 슬픔도 배어 있었다. 성시후의 눈빛이 조금 풀리더니 가슴에서 뭔가가 비집고 나오는 듯 간질거렸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2년 전에 너무 많이 좋아했어요. 지난 2년 동안 당신이 나를 한 번씩 비웃을 때마다 그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어 지금은 전혀 없어졌어요. 지금의 당신은 나에게 있어 빨리 지우고 싶은 혹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성 대표님, 내가 다른 남자랑 뭔가 있다고 해서 가져서는 안 될 소유욕을 갖지 마세요. 그건 좋은 일이 아니에요. 어치파 우리는 1년 후에 이혼하게 될 거에요. 나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당신이 2년 동안 쫓아온 목표잖아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정신을 차려야 하지 않겠어요?” 강리나는 그의 견제를 뿌리치고 발을 옮겨 떠났고 성시후는 점점 더 멍해졌다. 그녀의 말 속에 너무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 ‘좋아했다'는 메시지를 소화하기도 전에 그녀는 몇 마디 말로 그에 대한 사랑을 ‘혹'으로 바꾸었다. 성시후는 그녀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며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2년 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얻었을 때 그의 감정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금은 또 입만 열면 1년 후 ‘이혼'할 것이라 한다. 업계를 주름잡는 성시후의 혼인을 어찌 전부 다른 사람 마음대로 하겠는가! 그는 절대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게 하리라 마음먹었다. ... 강리나가 차에 앉아 10분 정도 기다리자 대리운전 기사가 왔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 9시였다.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던 것 같았다. 강리나는 샤워할 때 생각해봤는데 오늘 성시후를 만나는 빈도가 너무 높았다. 오전에 그의 내연녀를 해결하느라 한 번 만났고, 저녁에 고택에서 한 번, 밤에 술집에서 또 한 번 만났다. 그에 대처하는 것이 로펌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가까스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뒤 불을 끄고 눈을 감으니 쿵 하는 소리가 귀에 들려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집에 도둑이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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