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비밀 결혼이잖아. 굳이 세상에 알려서 뭐 해.”
“하긴, 곧 이혼도 할 텐데.”
하은지는 그 말을 뒤로 성시후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위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어 보이자 하은지는 덩달아 기분마저 좋아졌다.
“나랑 육민우 이혼 수속 다 끝냈어. 약속한 날짜에 40억도 내 계좌로 입금했고. 시후 네가 전에 너 따라서 투자시켜 준다 했지만 이렇게 계속 한가하게 있을 순 없을 것 같아. 그래서 뭐라도 찾아서 해보고 싶어.”
성시후가 어두운 눈빛으로 눈앞의 커피잔을 바라보다 이내 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마셨다.
“관심 가는 일 있어?”
성시후의 질문을 들은 하은지의 얼굴에 웃음이 짙어졌다.
“듣기로 너 최근에 엔터테인먼트 인수했다며? 나 배우 하고 싶은데 네 생각은 어때?”
“네가 좋다면야.”
“그럼 네가 자리 좀 마련해줘.”
“그래.”
하은지의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잔을 들고선 성시후를 바라봤다.
“시후야, 얼마가 됐든 난 너 기다릴 수 있어.”
“뭘?”
“네 소원 이룰 때까지, 네가 혜성 그룹 회장님 자리에 오를 때까지. 그리고...”
하은지는 ‘이혼’이라는 단어를 콕 집어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개를 숙여 커피를 마시는 그녀의 얼굴에는 옅은 붉은 기가 서려 있었다.
반면 성시후는 하은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좀 전에 강리나가 그를 대한 냉랭한 태도였다.
매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해도 둘은 일주일 동안 서로 얼굴을 보지 못했었다.
좀 전에 만난 게 처음이라 할 수 있는데 강리나의 태도는 일주일 전 그날 그대로 여전히 차가웠다.
‘강리나 성질하고는. 누가 보면 은산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인 줄 알겠어.’
성시후는 강리나가 왜 고집을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로펌으로 돌아간 강리나는 천명훈에게 손재호의 사건과 진행상황에 대해 보고를 올렸다.
두 사람은 앞으로의 일들과 법정에서 어떻게 변호할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며 토론을 진행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둘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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