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허진우!"
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목소리까지 떨었다.
"더 높게 불러봐, 주한기가 우리 모습 보게 하면 되지."
"네 약혼녀가 볼 텐데, 상관없어?"
허진우는 그녀의 가슴 앞에서 머리를 들고는 야릇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내가 신경 쓸 것 같아?"
주아린은 깜짝 놀랐다.
"신경 쓰든 안 쓰든, 이거 놔."
그가 키스한 곳은 마치 덴 듯 뜨거웠다.
"나 신경 씌어, 너랑 주한기가 이미 이 정도까지 왔어? 걔도 너한테 이렇게 키스했어?"
"너랑 상관없잖아."
허진우는 헛하고 소리를 냈는데 웃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고 손도 놓지 않았고 몸을 그녀한테 붙인 채로 뜨거운 숨을 내뿜었다. 그녀는 그를 잘 알았기에 역겹게만 느껴졌고 서서히 눈을 감고 말했다.
"못 참겠으면 남서희 찾아가, 내 앞에서 발정 난 고양이처럼 이러지 말고."
"누가 발정 나는지는 모르지."
허진우는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고 당해야만 했다.
"허진우!"
그녀는 처음 허진우가 이렇게 괘씸한 것 같았고 이런 말로, 이런 일로 그녀를 모욕하는 것 같았다.
허진우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주한기 때문에 아이 지운 거야, 당당하게 같이 있으려고?"
'날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구석이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허진우는 주아린이 어떤 표정인지 잘 볼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숨결, 몸과 말투에서 그녀의 기분을 파악해야 했다.
"그래, 안 돼? 안 되냐고?"
"낳고 싶은 것도 너고, 지우고 싶은 것도 너야, 주아린, 나 갖고 노는 거야?"
"넌 날 갖고 놀아도 되고, 난 안 돼? 허진우, 정말 웃기네."
허진우는 다시 그녀의 턱을 잡았고 힘을 주었는데 그녀는 아파서 미간을 찌푸렸고 호흡도 가빠로워졌지만 아프다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웃었다.
"허진우, 왜 흥분해? 너도 갖기 싫었던 거 아니야? 내가 몰래 낳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기뻐해야 하지 않아?"
"그럼 내가 감사라도 해야 해?"
"그래도 되지."
주아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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