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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아이 얘기가 나오자 주아린은 심장이 아파 났고 마치 능지처참을 당하는 것 같았고 칼로 살을 에어내는 듯 오장육부도 같이 아파 났다. 허진우는 아직 주아린의 아이가 유산됐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너 정말 취했어, 나한테 와서 술주정 부리지 마, 안 그러면 나 신고할 거야." 허진우는 조용해졌고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그녀가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주아린, 걔랑 잘해보지 마." "내가 누구랑 잘해보든 너랑 상관없어, 술 마셨으면 나한테 전화하지 마. 나도 정상적인 생활이 있어, 더는 날 방해하지 마." 주아린은 전혀 다른 감정이 없었고 목소리까지 차가워졌는데 마치 그한테서 배운 말투 같았다. "이혼할 때 얘기 끝났어, 잊지 않기를 바라." 그러고는 전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었다. 허진우와 통화하고 나서 그녀는 완전히 잠에 들 수 없었다. 특히나 허진우가 그녀의 아이를 들먹여서 더 화가 났다. '내 아이가 이미 유산됐는데, 그걸 알게 되면 아주 기뻐서 난리겠네.' 그런 생각이 든 주아린은 아주 괴로웠고 서랍을 뒤져 담배를 꺼내 피웠다. 하지만 허진우가 정말 그녀의 집에 왔는지 알 수 없어 그녀는 불을 켜고는 가볍게 문 어구로 가서 밖을 내다보았는데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허진우가 정말 취했나 봐, 자기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네.' 이튿날 아침, 주한기가 또 찾아왔다. 어젯밤에 술을 마셨기에 아주 피곤해 보였다. 주아린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걱정되어 자신이 운전하겠다고 했다. 주한기도 그 틈을 타 불쌍한 척했다. "그래도 린이 씨가 사람을 잘 보살피네요." 주아린은 그의 부름에 놀라서 얼른 말했다.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왜요?" "그냥요." "린이 씨라고 부를 거예요, 린이 씨라고 부르고 싶어요." 주한기는 떼를 쓰며 조수석에 앉았다. "동의하든 말든 전 린이 씨라고 부를 거예요." "아직 술이 안 깨신 거 아니에요?" "깼어요, 안 깼으면 진작에 잡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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