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네." 주아린은 담담하게 손을 흔들었고 주한기는 몇 걸음 갔다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안 가고 싶어지네요." "저 문 닫아요." 주아린은 나긋하게 웃고는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문에 기대 있었는데 낯빛이 순간 어두워졌고 웃음이라곤 없었고 심지어는 아주 피곤해 보였다. 주한기는 허진우를 보자 바로 엄숙한 상태로 돌아왔다. 특히나 일에 몰입하자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는 앉아서 허진우와 얘기를 나눴다. 허진우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그도 같이 담배를 피웠지만 누구의 연락을 기다리는지 가끔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휴대폰은 계속 울리지 않았다. 그는 주아린한테 문자를 보냈지만 주아린은 잠이 들었는지 답장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이모티콘을 보냈고 그녀도 드디어 이모티콘을 보냈다. 주한기는 피식 웃었고 맞은편에 앉은 허진우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주한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가 머리를 들어 허진우와 눈을 마주쳤을 때, 그는 몇 초간 멈칫하고는 말했다. "이제 뭐 해?" 허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술 마실까?" "그래, 오랜만에 만났는데 내가 마련할게."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자리를 잡았다. 사람은 많지 않았고 허진우는 비서 겸 기사를 데리고 왔고 주한기는 직원을 데리고 오지 않았고 혼자 왔다. 사람이 적었기에 장소를 구하기가 쉬웠다. 허진우는 천천히 담배를 피웠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술 마시는 곳에 도착하자 허진우는 처음에는 마시지 않았고 주한기가 몇 잔 따라줘서야 한 잔을 마셨다. 진해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옆에서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주한기는 그를 힐끗 보고는 웃으며 손짓했다. "이리 와서 같이 마셔요, 퇴근했는데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마시죠?" 허진우도 진해철한테 오라고 했다. "출근 시간 아니니까 사석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해." 허진우의 말이 떨어져서야 진해철은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술을 마시지 않았고 한참 지나서야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마시면서 허진우를 힐끗거렸다. 주한기는 진해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