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허진우의 집안 얘기에 주아린은 큰 고민이 있었다.
“안돼, 아이는 내 거야. 그들 집안 사람에게 알릴 필요 없고, 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어.”
“하지만, 그러면 너무 억울하잖아….”
조하영은 주아린이 너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허진우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닌가. 나중에 아이가 자랐을 때 허진우나 그 집안에서 갑자기 아이를 인정하면 주아린은 억울하기 그지없었고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억울할 게 뭐가 있어.”
주아린은 다 알고 있었다.
“남서희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어, 두 사람 축복할 거라고. 더 이상 그 사람들 신경 쓰고 싶지 않고 더는 보고 싶지도 않아.”
조하영이 주아린을 안았다.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난 언제나 네 편이야. 나도 널 도와줄 테니까 무서워하지 마.”
“그래.”
주아린은 미소를 지었다.
주아린은 하루 동안 입원했다. 상황이 안정되자 곧바로 조하영을 돌려보냈다. 밤이 늦은 데다 조하영은 이튿날 또 출근을 해야 해 주아린은 혹시라도 일에 방해가 될까 먼저 보냈다.
밤 8시 반, 허진우는 다시 병원에 왔다. 다시 돌아온 허진우에 주아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내 고개를 휙 돌려 못 본 척했다.
“좀 나아졌어?”
허진우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눈에 띄게 여윈 탓에 쇄골도 푹 파였고 옷은 펑퍼짐해진 것이 반쪽이 다 됐다.
허진우는 담배가 당겨 꺼내 피려다 병원이라는 것을 떠올리고는 꾹 참았다.
“좀 괜찮아졌으면 우리 둘 이야기를 해보지.”
주아린은 두 눈을 깜빡이다 반응했다.
“아이 이야기를 할 거라면 걱정하지 마. 말했잖아, 부담 주지 않을 거라고. 아이 가지고 뭘 할 생각 없어.”
그녀는 원래 그런 사람도 아니었고 그런 짓은 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 말이 없던 허진우가 조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내 아이기도 해.”
“전에 그랬잖아. 아이 갖고 싶지 않다고.”
“아이 낳지 마, 내가 보상을 줄게. 원하는 게 뭐든 다 말해.”
허진우는 목울대가 움찔거렸다. 반쯤 내리쬔 빛에 이목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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