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하지만 그때, 별안간 나타난 허진우가 아이를 빼앗아 갔다. 그녀가 얼마나 울부짖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이를 안고 떠났다.
그는 야밤에 울면서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배부터 매만진 그녀는 방금 전 모든 게 진짜가 아니라 악몽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놀라 식은땀만 줄줄 흘린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더 이상 잠은 오지 않았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그녀는 만약 허진우가 자신이 임신햇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올까 고민했다.
아이를 거부할 게 분명했다. 그녀도 허진우에게 아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이건 자신의 아이였으니 허진우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안 됐다.
……
그날 밤, 남서희는 허진우와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서희는 허진우가 식기를 내려놓은 채 내내 휴대폰만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미간은 아예 찌푸리고 있는 것이 무슨 일이 있는 듯 그녀에게는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자리에 앉은 뒤로 그녀는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공기 취급을 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오빠… 음식이 입에 안 맞아?”
허진우는 휴대폰에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응.”
“소고기 싫어해? 전에 먹던 대로 주문했는데….”
입맛에 맞지 않을 리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자라면서 먹지 못하는 건 아주 많았지만 스테이크 류는 유일하게 즐겨 먹었다. 술마저도 평소 입맛대로였다. 이 식사를 위해 그녀는 갖은 심혈을 기울였었다.
허진우는 테이블의 음식을 더 보지도 않은 채 간단하게 몇 술 떴다. 완전히 입에 맞지 않았다. 그러다 별안간 주아린이 했었던 가정식이 떠올랐다. 평소 주아린은 일이 바빠 요리를 하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무조건 한 가지 요리는 꼭 해줬었다. 그래서 지금 조금 익숙치 않았다.
정말이지, 주아린은 아주 순했고 눈치가 빨랐고 온화했고 세심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한 동안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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