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온채원은 속이 답답했다.
다음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직접 가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았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건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어쩌다 본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육재하는 친한 형의 이런 비겁한 행동을 모르고 있었다.
온채원은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의사 선생님께 전화할게요.”
박태성은 무뚝뚝한 어조로 말했다.
“가지 마. 네가 알아서 해. 다른 사람 부르면 나 상처 치료 안 해.”
“박태성 씨, 왜 자기 몸으로 장난을 쳐요?”
박태성은 뒤돌아보지 않고 여전히 온채원에게 등을 돌린 채 말했다.
“농담 아니야.”
온채원은 박태성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 무모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럼 약상자 가져올게요.”
박태성은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방의 구조가 바뀌지 않았다면 저기 사물함 아래 두 번째 층에 비상약 상자가 있을 거야.”
온채원이 사물함을 열어보니 정말 비상약 상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약상자를 들고 박태성의 뒤로 걸어간 그녀는 침울한 얼굴로 박태성의 등에 붙은 거즈를 떼어냈다.
거즈는 피가 묻어 마른 후 상처에 달라붙어 있었고 온채원은 감히 힘으로 떼지 못하고 소독약으로 조금씩 적신 후 천천히 거즈를 떼어냈다.
그러자 박태성의 등에 난 크고 작은 상처들이 보였는데 어떤 상처는 이미 빨갛게 부어올랐고 젖은 거즈로 가려져 고름이 가득 찬 상처도 있었다.
온채원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상황이 너무 심각했다.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짜 의사 선생님 불러야겠어요. 태성 씨, 등에 난 상처에 벌써 염증이 생겼어요. 병원에 가야 해요.”
“안 돼.”
“하지만... 난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일반 상처로 생각하고 치료해. 나중에 내가 병원으로 갈게.”
박태성의 괴팍한 성미에 온채원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이 모든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니 굳어졌던 얼굴에 무기력함이 담겼다.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던 그녀는 심호흡하며 지난번 육재하가 박태성에게 상처를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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