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온채원은 눈을 반짝이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맞아요. 어울리는 건 민지 씨 같은 여자죠. 사모님 자리를 그렇게 원하면서 왜 태성 씨랑 결혼하지 않는 거예요? 막상 결혼하기는 싫은 건가?”
상냥함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도민지는 화가 나서 숨마저 가빠졌다.
“너...”
박민철은 박태성이 장가가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에 사모님 행세까지 하는 도민지가 왜 박태성과 결혼하지 않았는지 진심으로 궁금했다.
도민지는 부드러움 대신 사악함을 드러냈다.
“말하는 게 상당히 무례하네요? 지금 당장 이 집에서 나가게 해줄까요? 내가 그쪽을 쫓아내도 태성이는 아무 말 안 할걸요?”
온채원은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방금 계약한 집에 도착하면 마침 점심 먹을 시간이니 미련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네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온채원을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 나오더니 곧장 현관으로 향했다.
코를 납작하게 해줄 생각으로 찾아온 도민지는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태성에게 접근하는 여자는 모두 비참한 결말을 맞이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지 정말로 쫓아낼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아직 그녀에게는 이런 막강한 권력이 없었다.
바로 이때 2층에서 박태성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가?”
온채원은 고개를 돌려 이제 막 일어난 박태성에게 손을 흔들었다.
“깼어요? 태성 씨 친구 왔으니까 전 이만 가볼게요.”
“안돼.”
그 말을 들은 온채원은 걸음을 멈췄다.
“왜요? 할 말 있어요?”
박태성은 그녀를 붙잡아둘 이유가 생각나지 않아 한참 동안 머리를 굴리다가 이를 악물었다.
“나 아직 밥 안 먹었어.”
“아주머니가 곧 돌아오실 거예요. 차려달라고 하세요.”
“지금 배고파.”
머뭇거리던 온채원은 마지못해 걸음을 돌렸다.
떠날 땐 떠나더라도 밥 한 끼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짐을 내려놓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도민지는 평소와 다른 박태성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7년 동안 곁에 지킨 사람으로서 박태성이 어떤 사람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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