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무슨 일인데요? 왜 쉬는 거예요?” 나는 허둥지둥 진형우에게 달려가 물었다. “나라에서 일주일에 이틀 쉬라는 규정이 있잖아요. 지금 진행 상황으로 보면 하루 정도 쉬는 것은 문제없을 것 같은데요?” 진형우의 말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려고 노력했다. “진형우 씨의 말이 맞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공사 기한이 빠듯해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마감 기한 전까지 완성해야 해요. 쉬는 것 좀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될까요? 일을 빨리 진행하면 안 될까요? 초과 근무 수당은 별도로 지불할게요.” 진형우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돈 때문이 아니에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에요. 제대로 된 휴식이 필요하고 휴식해야 일을 더 잘할 수 있어요.” 이치는 맞지만 지금은 상황이 특수하다. 나는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진형우 씨, 오늘 꼭 쉬어야겠어요?” “네.” 진형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섰다. 이때 한마디 덧붙였다. “그쪽도 오늘 쉬어요.” 나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진형우 씨만 푹 쉬면 돼요. 우리가 쉬든 말든 신경 쓰지 마세요.” 옆에 서 있는 윤서아는 입술을 달싹였다.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진형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매니저님도 잘 쉬지 못하면 일을 할 수 없어요. 어제처럼...” “진형우 씨!” 나는 그의 말을 바로 끊었다. 손바닥에 땀이 났다. 이 나쁜 자식!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한 게 고작 몇 시간 전인데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지만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요. 쉬어요. 우리도 쉬어요.” “서아야, 가자.” 윤서아를 불렀다. “한 매니저님.” 진형우가 다시 나를 불렀다. “오늘 한 매니저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화가 잔뜩 난 나는 언제든지 폭발하기 직전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 “왜요? 쉬는 날에 마사지가 필요해요? 등이라도 두드려드릴까요?” “그럴 필요 없어요. 물건을 좀 사야 해서 한 매니저님이 안내해 줬으면 좋겠어요.” 진형우는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