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나는 입꼬리를 들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오늘 웃어야 한다고, 기뻐야 한다고, 앞으로 매일 행복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알려주었다. 일 층으로 내려가자, 미연 이모와 석진 삼촌은 이미 아침을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거실의 장식들도 많이 화사해졌다. “나은아, 오늘 혼인 신고하고 돌아오면, 우리 제대로 한번 축하하자. 그리고 결혼식 디테일을 상의해 보는 건 어때?” 미연 이모는 나보다 더 흥분된 것 같았다. “네!” 내가 대답했다. 미연 이모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참 예쁘다. 빨간색이면 더 예쁠 텐데.” “빨간색은 너무 눈에 튀잖아요.” “이상한 의견 그만 내. 지금은 우리 그때랑 달라. 누가 그렇게 화려하게 입어? 나은아, 네 마음에 드는 걸로 입어. 네 어머님 말씀 듣지 말고.” 석진 삼촌은 아예 호칭까지 바꿔버렸다. 따뜻해진 마음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미연 이모는 내 손을 잡고 식탁 앞에 앉았다. 평소랑 마찬가지로 푸짐한 아침이었다. 그리고 계란 두 개랑 소시지 하나가 놓여있었는데, 너무나도 낯간지럽게 하는 모양이었다.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미연 이모가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이건 네 할머니한테 전수 받은 비법이야. 빨리 득남하란 의미인데, 난 손주든 손녀든 다 괜찮아. 그냥 의미가 좋아서 해본 거야. 너랑 지훈이가 빨리 아이 가졌으면 좋겠거든.” 내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식탁에 놓인 계란과 소시지를 보며 도저히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랐다. “그냥 한 입씩 먹으면 돼.” 미연 이모는 이미 앉아서 계란을 까주고 있었다. 그리고 껍질을 벗긴 계란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미연 이모의 바람이니, 나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빨개진 얼굴로 한입 베어 물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죽을 먹기 시작했다. 내가 거의 다 먹었는데도 강지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훈이는요?” “아직 안 내려왔어.” 미연 이모의 말이 떨어지자, 계단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져 왔다. 강지훈이 내려온 것이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