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강지훈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어제 그런 상황에서 주수연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돼서 그랬어. 너도 알잖아. 경준이 외아들인 거. 경준이의 부모도 수연이 배 속의 아이만 바라보고 있는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강지훈은 끝까지 얘기하지 않았지만, 난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그러니까, 앞으로 주수연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녀를 먼저 중시하겠다는 소리잖아. 안 그래?”
내가 차가운 소리로 물었다.
강지훈은 잠시 침묵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괜찮을 거야.”
나는 웃음이 났다.
고개를 돌린 순간, 금방 떠오른 태양이 내 눈을 아프게 했다.
난 강지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지훈, 아이가 태어나도 문제가 많을 거야. 아이가 아프거나 사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만약 계속 아이를 핑계로 댄다면, 넌 영원히 주수연과 끊어지지 못해. 그리고 난 영원히 너한테 버림받는 그 사람일 거고.”
강지원은 내 말에 침묵하고 말았다.
나도 내 태도를 알려주었다.
“강지훈, 난 내 남편이 다른 여자 챙겨주는 게 싫어.”
“나은나, 좀만 시간을 줘. 내가 처리 잘할게.”
강지훈은 뭔가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뭘 처리할 게 있는데? 주수연은 남의 아내야. 도움이 필요해도, 너처럼 챙겨주는 건 아니지. 그리고…….”
난 하던 말을 잠시 멈추었다.
“임경준 친구가 너 하나뿐이야? 서현우도 있는데, 왜 너만 이렇게 긴장하는데?”
그러자 강지훈의 얼굴이 심하게 떨렸다.
“경준이가 사고 났을 때, 유일하게 옆에 있었던 사람이 나니까.”
그의 목소리엔 고통이 담겨 있었다. 임경준의 죽음에 대한 강지훈의 자책과 죄책감이 생각났다.
“강지훈, 너 설마 임경준한테 미안한 짓이라도 했어?”
“한나은.”
강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날 불렀다.
“굳이 이 일을 따지겠다는 거야?”
“맞아. 내가 영향받았으니까.”
난 입술을 한 번 꾹 다물었다.
“강지훈, 네가 친구가 그렇게 중요하고 굳이 주수연을 챙겨주겠다면 우리 헤어져. 그럼 너도 나랑 주수연 사이에서 난처해할 필요 없으니까. 그리고, 넌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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