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잡아먹을 것처럼 살벌한 말투였지만 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안 그래도 그와 한번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나는 잡고 있던 진형우의 손을 놓았다.
그런데 진형우가 다시 손을 뻗어 나를 잡았다.
고개를 돌린 나는 그의 눈빛에서 익숙한 감정을 읽었다.
청평에 있을 때 오하인이 내 발을 걸어 내가 넘어졌을 때 봤던 눈빛이었다.
지켜주고 싶은 눈빛.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았기에 나는 살며시 손을 빼며 말했다.
“괜찮아요. 강 대표 나 안 잡아먹어요.”
진형우는 더 이상 나를 막지 않았고 나는 강지훈을 따라 조용한 곳으로 갔다.
그는 씩씩거리며 앞장서서 걸었고 고진영도 다급히 따라가다가 괜히 불똥을 맞고 걸음을 멈추었다.
고진영은 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살폈다.
강지훈은 뚜벅뚜벅 앞으로 걷기만 했고 나는 그가 어디로 가려는지 몰라 뒤에서 그를 불러세웠다.
“이제 사람들 없으니까 여기서 얘기해도 될 것 같아.”
하지만 그는 걸음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걸음을 멈추고 재차 말했다.
“할 얘기 있으면 여기서 하자. 나 빨리 끝내고 일해야 해. 이미 작업 시간 많이 허비했다고.”
걸음을 멈춘 강지훈은 뒤돌아서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앞으로 다가가자 그는 손을 뻗어 내 팔을 우악스럽게 잡았다.
순간 눈앞이 빙글빙글 돌더니 나는 그에게 이끌려 벽으로 밀쳐졌다. 강지훈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을 나에게 가까이 밀착하고 말했다.
“한나은, 너 많이 자랐다? 이제 감히 날 협박까지 하고?”
나는 부딪힌 등이 아파서 인상을 찌푸렸다. 원래 성질이 거친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분노조절이 안 될 줄이야.
물론 지난 10년 동안은 내가 고분고분 말을 들어서 덜 화냈던 것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지금은 그를 보고 있을수록 반감만 커졌다. 나는 두려움 없는 눈빛으로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일할 때 공과 사는 구분했으면 좋겠어. 사적인 감정까지 일에 끌어들이지 마.”
강지훈은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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