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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이후 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여씨 가문 대저택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는 하인들이 그들을 보더니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사모님, 안녕하세요.” 여준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눈인사를 했다. 거실에는 여준수의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모여 있었다. 여준수가 정은지를 데리고 들어서고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버지, 저랑 은지가 왔어요.” 두 부부를 보자마자 거실 안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특히 여준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매우 흐뭇해졌다. “아이고, 드디어 우리 손주 부부를 보게 되는구나. 얼른 할머니한테 와.” 강순자는 앞으로 다가와 따뜻하게 맞이하더니 두 사람을 꼼꼼히 살펴봤다. “좋아.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두 사람 천생연분이라고. 은지는 우리 여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운명이었어.” 여중구도 기뻐하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에 비해 여준수 부모님의 반응은 상당히 무덤덤했다. 여해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조설현은 정은지를 보자마자 어딘가 불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가 문제인지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때 정은지가 매우 공손하게 인사했다. “할아버지, 할머님. 뵙게 되어 정말 기뻐요.” 강순자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아이고, 우리 은지는 참 착하구나. 사실 할머니는 준수에게 너를 빨리 데리고 와서 같이 밥 먹자고 하고 싶었어. 그런데 너희가 아무래도 신혼부부이다 보니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그냥 놔뒀단다.” 강순자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은지에게 물었다. “근데 은지야, 할머니한테 솔직히 말해봐. 준수가 너 괴롭히지는 않았어?” “당연히 안 괴롭혔죠. 준수 씨가 저 얼마나 예뻐하는데 어떻게 저를 괴롭히겠어요?” 정은지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조금 미안해하며 말했다. “오히려 제가 준수 씨에게 이것저것 귀찮게 했죠...” 강순자는 웃으며 말했다. “귀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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