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안 돼. 이 일은 한아진이 주동자야. 어떻게든 대가를 치르게 해!’
정은지는 결심하며 고개를 번쩍 들고 발걸음을 크게 내딛으며 교실로 돌아갔다.
이제 곧 수업 시간인 탓에 교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한아진 역시 그곳에 있었다.
정은지는 어두운 얼굴로 한아진 앞에 다가가 손을 들어 한아진의 뺨을 내리쳤다.
정은지는 힘껏 내리쳤는데 하나는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한아진이 고통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소리에 모두가 놀라서 소란스러웠던 교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가 정은지가 왜 갑자기 한아진을 때렸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한아진은 갑자기 뺨을 얻어맞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은지 미쳤어?’
속으로 생각하며 입을 열려던 찰나 정은지가 먼저 화를 내며 한아진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한아진, 나는 지금껏 너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했는데 그런 네가 날 배신할 줄은 몰랐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기 때문에 한아진은 짐짓 모르는 척했다.
“은지야, 왜 이래? 내가 뭘 어쨌다고?”
“뻔뻔하게 굴지 마. 엄슬비에게 내 논문을 훔치고 다른 걸로 바꾸라고 시킨 게 너잖아!”
정은지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내는 동안 네가 이토록 독한 사람인 줄은 몰랐어. 다행히 모든 게 CCTV에 찍혔길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나는 해명할 방법이 없었을 거야.”
상황을 대충 짐작한 한아진은 가슴이 철렁하며 이내 변명을 늘어놓았다.
“은지야, 오해하지 마. 내가 그런 일을 했을 리가 없잖아.”
정은지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직도 연기하는 거야? 지금도 변명이나 늘어놓고! 엄슬비가 방금 사무실에서 모든 걸 자백했어! 모든 게 네가 시킨 거라고 했다고. 한아진, 더 할 말 있어?”
“내가 널 과소평가했나봐. 겉으로는 그렇게 친한 척 하면서 요즘 부쩍 나한테 들러 붙더니 뒤에서는 내 뒤통수 칠 생각이나 하고. 너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한테 모욕을 당한 나를 위로하는 척 하는 거. 정말 역겨워.”
이건 지난 생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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