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증거가 필요하다면 같이 보자. 정후 오빠, 부탁할게요.”
박정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프를 받아 컴퓨터에 연결했다.
박정후의 행동을 보며 소여희는 속으로 어쩜 일거수일투족이 저토록 멋있을 수 있을까 감탄했다.
엄슬비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지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곧 CCTV 영상이 재생되었고 영상은 논문을 작성하던 날로 돌아갔다.
영상 속에서 소여희가 사무실에 돌아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나갔다.
그 뒤에 누군가가 소여희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갔고 화면은 사무실 내부로 전환되었다.
카메라 아래에서 엄슬비는 소여희의 책상 위를 뒤적이다가 끝내 정은지의 논문을 발견하고는 가방에서 준비해온 위조 논문을 꺼내어 원래의 논문과 교체했다.
모든 작업을 마친 후 엄슬비는 문 밖으로 나더니 불안했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정은지의 논문을 꺼내어 갈가리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몰래 빠져나갔다.
영상은 여기서 끝났다.
정은지는 고개를 돌려 재밌다는 듯이 엄슬비를 바라보았다.
“엄슬비, 방금 넌 증거가 없다고 했지? 이제 증거가 이렇게 확실한데 어디 얘기 좀 해 봐.”
엄슬비의 태연하던 얼굴은 이제 터질 듯이 벌게졌다. 속으로 연신 정은지를 욕했다.
‘비열한 자식! 삭제된 영상을 복구하다니!’
모든 것을 직접 본 소여희 역시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엄슬비 학생. 방금 슬비 학생이 한 짓이 아니라면서요?”
엄슬비는 당황하며 변명했다.
“맞아요. 제가 사무실에 들억가긴 했지만 다른 자료를 찾았어요. 논문이 아니에요!”
박정후가 순간 분노하며 말했다.
“만약 논문이 아니라면 문 밖에 나가자마자 자료를 찢었을까요? 엄슬비 학생은 분명히 증거를 없애려고 했어요. 이렇게 명백한데도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요? 정말 구제불능이군요. 방금 슬비 학생의 부모님께 연락드렸고 이 일을 학과장에게 보고했어요. 곧 처벌이 있을 거예요.”
부모님께 연락한다는 말을 듣고 엄슬비 그제야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은지는 엄슬비는 단순한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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