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장
“진짜 이상하네.”
옆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임지현이 거침없이 일어섰다.
“한아진, 너 친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던 애잖아. 왜 이런 상황에만 은지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설마 일부러 모함하는 건 아니지?”
한아진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눈물만 그렁그렁 차올랐다.
한참이 지나서야 다급하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미안해, 은지야.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고하준을 좋아하는 마음은 전혀 없고 우린 아무 사이 아니야.”
정은지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그러니까 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걸 나한테 떠넘긴 거네? 한아진, 네가 말한 친구가 이런 거냐?”
“그게...”
한아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혼란스러운 건 류예진도 마찬가지다.
정은지한테 따지려고 찾아왔는데 이상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눈앞의 두 사람을 보면서도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멍해 있다가 자신의 들은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류예진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똘마니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어쩜 너희 둘은 한결같이 멍청하니.”
그 말에 겁을 먹은 두 사람은 두려움에 떨었다.
류예진은 정은지와 한아진을 번갈아 보며 버럭 화를 냈다.
“야, 그래서 둘 중에 내 약혼자한테 집적거린 게 누구야?”
류예진은 말하면서도 불쾌하고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고하준이 폭탄이야? 왜 서로 피하지 못해 안달이지?’
류예진 성격상 절대 이대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기에 정은지는 곧바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실대로 말할게요. 전 남자 친구가 있습니다. 예진 씨가 약혼자분을 좋아하는 것만큼 저도 제 남자 친구를 사랑해요. 그러니 예진 씨와 서로 경쟁할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한아진도 재빨리 입을 열었다.
“저도요. 저랑 하준이는 친구 사이예요. 예진 씨가 그것조차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거리를 둘게요.”
두 사람 모두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아예 믿지 않았더라면 이제는 두 사람의 확고한 태도에 반신반의하는 정도가 되었다.
류예진은 거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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