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장

정은지는 정신을 차리고 여준수의 완벽한 몸매를 더 이상 직시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돼! 이러다간 차가운 욕조에 오래 앉아 있으면 감기 걸릴지도 몰라!’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는 시선을 애써 피하며, 욕조에 따뜻한 물과 풍성한 거품을 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물과 거품이 여준수의 매력적인 몸을 덮자, 정은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수건을 집어 들어 여준수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여준수는 이미 술에 취해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잠결에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을 느끼며 흐릿하게 눈을 떴다. 눈앞에 정은지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을 보고, 여준수는 순간 정신이 몽롱해지며 그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정은지에게 입을 맞췄다. “준수 씨, 잠깐만...” 정은지가 그의 몸을 밀치며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여준수는 그녀의 머리를 다시 끌어당겼다. 술에 취해 정신이 혼미한 여준수는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했던 사람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 순간, 그는 그녀를 차지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를 차지하고, 평생 그녀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다시는 그녀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만으로 가득했다. 정은지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 순간 여준수의 존재가 그녀에게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다가왔다. 얼마 후, 여준수는 다시 깊은 잠에 빠졌고 정은지는 겨우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힘들게 여준수의 몸을 닦아낸 후, 그를 침대로 옮겨 재웠다. 너무 지쳤던 정은지 역시 여준수의 곁에 쓰러져 잠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정은지는 푹 자고 난 후 몽롱한 상태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엄청나게 잘생긴 얼굴이 보였다. 깊은 눈동자 속에는 정은지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일어났네.” 정은지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물으며 하품하고 기지개를 켰다. 그 모습은 마치 작은 고양이처럼 귀여워서 여준수는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질 정도였다. 여준수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나 어제 어떻게 들어왔어？